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짝퉁과 시뮬라크럼 2010.0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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짝퉁과 시뮬라크럼 2010.05.06


한 때 이런 유머가 유행한 때가 있었습니다. 
중국인과 한국인, 그리고 일본인이 돼지우리 안에서 누가 더 오래 견딜 수 있는지 내기를 걸었지요. 
일주일 후, 도저히 못 견디겠다며 일본인이 뛰쳐나왔습니다. 
한 달 뒤 한국인이 뛰쳐나왔고, 육 개월이 지났을 때 마침내 돼지가 뛰쳐나왔다는 이야기 입니다. 
이 유머는 세 나라의 국민성과 특질을 잘 말해주는 것으로 깨끗한 것을 추구하는 일본인들의 성향과 그와 대조되는 중국인들의 특성을 꼬집어 일갈하는 것으로 많은 생각을 하게 했습니다. 
그러나 근자에 이르러 이 유머의 속뜻은 어쩌면 끈질긴 인내심, 그리고 끝까지 버텨 소기의 목적을 달성하겠다는 야심이 그 속에 은유로 녹아있음을 느끼게 해 줍니다.
요즘 들어 짝퉁이라는 신조어가 선량한 세상사람들을 많이 울리기도 합니다. 인류의 역사에 거짓과 가짜의 기록은 아주 오래 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짝퉁은 진품과 비슷하게 모방되어 비슷하나 진품은 결코 아닌 것을 일컫습니다. 



‘가짜’라는 뜻의 시뮬라크럼 simulacrum은 이미 1599년 라틴어에서 그 유래를 찾을 수 있는데 "likeness, image, form, representation, portrait 등과 같이 ‘유사함’이라는 뜻에서 온 것임을 알 수 있습니다. 
가짜는 진품인 것처럼 물건을 꾸며 만들어낸 것으로 그것을 소유하고 싶은 욕망을 가진 사람을 유혹하게 됩니다. 
가짜를 생산해내는 사람은 그것이 진품처럼 보이기 위해 갖은 노력과 재주를 다 쏟아 붓습니다. 
어쩌면 그 노력은 진품을 만드는 쪽보다 더 정성스럽고 정교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 결과가 아무리 감쪽같다 해도 결국 그것은 가짜일 뿐입니다. 그것을 우리는 사이비(似以非)라고 부릅니다. 유사하나 아니라는 뜻이지요. 

지금 지구촌은 짝퉁으로 많은 이들의 가슴을 울리고 있습니다. 
다른 나라의 특허를 도용해 싼값으로 만든 모조품을 뜻하는 '짝퉁(山寨.산자이)' 하면 중국을 떠올리지만 이제는 중국도 외국산 짝퉁으로 속병을 앓고 있다고 환구시보의 영문판인 글로벌 타임스가 최근 보도했습니다. 
일부 중국 업체들이 자신의 고유 상표와 저작권을 도용한 짝퉁 상품으로 해외 시장은 물론 중국 시장에서도 고전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 가짜 제품이 부메랑이 되어 자신의 나라로 되돌아와 선량한 사람들을 울리고 있는 것입니다. 
그 뿐만 아니라 '미샤', '오휘', '라네즈' 등 인기 화장품이 중국시장에서 유통되고 있는 유사상품, 이른바 '짝퉁' 때문에 골치를 앓고 있고, 특히 고급 명품 주산지인 프랑스나 이탈리아도 중국산 '짝퉁' 제품들이 대거 반입되면서 골치를 앓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중국은 이제 지구촌이 관심을 갖는 경제대국으로 부상을 하고 있음을 보면서 그들의 정신세계를 지배하는 근원을 생각해 볼 필요가 있을 것입니다.  

도광양회(韜光養晦) 즉 “빛을 감추고 밖에 비치지 않도록 한 뒤, 어둠 속에서 은밀한 힘을 기른다는 뜻입니다.” 강택민이 한 말입니다. 또한 후발제인(後發制人)으로 ‘뒤에 손을 써서 상대방을 제압한다’라는 뜻입니다. 즉 한걸음 양보하고 그 우열을 살핀 뒤에 약점을 공격함으로써 단번에 적을 제압하는 전략을 말합니다.

"한 때 모두가 올려다봐야 할 높이에서 유유히 날던 독수리가 이제 고도를 되찾으려 안간힘이다. 
그 반대편에는 예전엔 볼품없던 '쿵푸 팬더'가 무예 훈련으로 잘 단련된 후 일취월장하고 있다.
" 독수리는 글로벌 무대에서 고전 중인 미국을, 쿵푸 팬더는 떠오르는 중국을 가리키는 것으로 '메가트렌즈Megatrends'를 쓴 유명한 미래학자 존 나이스빗(Naisbitt)의 비유입니다. 그러한 나라에 짝퉁이 범람하고 있는 것입니다. 
불행하게도 세상엔 가짜가 참으로 많습니다. 그런데 가짜가 판을 치는 이유는 수요가 있기 때문입니다. 
가짜는 특징이 있습니다. 
진짜 같고 피해가 뒤따르며 반드시 이유가 있다는 것입니다. 반쪽의 진실은 허위보다도 무섭다고 포이히타스레벤은 말합니다.
이 시대는 진실을 찾는 또 다른 전쟁을 치르고 있는 것이며 진실을 보는 눈이 절실히 요구되는 시대인 것입니다.

[글․그림: 정택영(화가) greatart@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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